나의 이야기

# 당신에게 가는 길

자비화 2012. 3. 30. 22:44

 

 

 

  당신에게 가는길 ◑

           /이시향

                  



공중에 떠서 가는 길
당신이 먼저 나와 북을 치고 있는지
가까워질수록 쿵쿵 북소리 커지고
숨소리 커지고 아침부터 예쁘게 보이고 싶어
몇 시간 화장대 앞에 앉았다가
다시 세수하고 고친 얼굴이 화끈거려요

귓속 울리며 가는 길
당신이 혹여 멀리서 부르고 있는지
가까워질수록 윙윙 바람 소리 커지고
종일 어쩔 줄 몰라 허둥대던 모습 감추고 싶어
나비 날 듯 사뿐사뿐 걷는데
울-울렁이는 가슴 토할 것 같아요

눈총받으며 가는 길
당신이 어디에서 보고 있는지
가까워질수록 새로 산 옷이 어색해 보이고
사람들은 왜! 저만 쳐다보는지 자꾸 떨려와
어젯밤도 잠 못 들고 그렇게 기다리던 날인데

그저 주저앉고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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