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더없이 높고 눈 부시게 푸르다.
청량 하지만 왠지
무언가를 잃어 버린듯 허전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 빈공간을
메워주는 가을의 꽃이 있으니 가을의 조화로움이다.
국화가 사람과 더불어 크는 사람속의 꽃이라면
꽃무릇은
가장 자연스럽게 자라는 자연속의 꽃이다.
꽃무릇은
씨앗을 맺지 않고 땅속에 덩이 뿌리로만 번식 하기 때문에
새로운 종자 개발이 안된다고 한다.
인간의 손길을 거부하고 자연의 질서와 섭리 속에서
자연의 정체성을 꿋꿋이 지키며 자라는
꽃무릇 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다.
꽃무릇은
산 기슭이나 습한 땅에서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어 자란다.
꽃이 정갈하고 아름다워서 요즈음에는 공원이나
주택정원등에 관상용으로 많이 가꾸고 있다.
초가을이 되면 그 아름답고 화려한 꽃의 자태를 뽑 내다가
얼마뒤 꽃이지고 꽃대마져 사그라져 버리면
땅위에는 아무 흔적도 없다.
그러다가 가을이 끝날즈음 맨 땅에서 초록빛 가는 잎이 올라온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난을 닮았다.
이와같이 꽃이진뒤 잎이나오고 잎이진뒤 꽃이 피어
잎과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하고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뜻에서 상사화(相思花) 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꽃무릇의 꽃말은 "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 " 이다.
자연속의 가을 꽃,
한 송이 붉은 꽃무릇에는 이루지 못할 사랑의
그리움이 넘실 거린다.
문득, 용혜원 시인의 시 한구절이 떠 오른다.
"누구나 꿈 꾸는
사랑의 목마름이 있다고 하지만
네가 나의 그리움이듯
나도 너의 그리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