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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 해 인

자비화 2012. 6. 18. 09:35


 
존재 그 쓸쓸한 자리/이해인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언젠가 한번은 매미 처럼 앵앵 대다가 우리도 기약 없는 여행길 떠나 갈 것을 언젠가 한번은 굼벵이 처럼 웅크리고 앉아 쨍하고 해 뜰날 기다리며 살아 왔거늘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풀잎 에 반짝이고 서러운 것은 서러운 대로 댓잎 에 서걱인다
 
    어제 나와 악수한 바람이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산다는 것의 쓸쓸 함에 대하여 
    누구 하나 내 고독 의 술잔 에 
    눈물 한방울 채워 주지 않거늘 
    텅 빈 술병 하나씩 들고 
    허수아비가 되어 
    가을 들판 에 우리 서 있나니 
    인생, 그 쓸쓸 함에 
    바라 볼수록 예쁜 꽃 처럼 
    고개를 내밀고 그대는 나를 보는데 
    
     
    
      인생, 그 무상 함에 대하여 
      달빛이 산천을 휘 감고도 남은 은빛 줄로 
      내 목을 칭칭 감고 있는데 
      내 살아가는 동안 
      매일 아침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 하거늘 
      그래도 외로운거야 욕심 이겠지 
      그런 외로움 도 
      그런 쓸쓸 함도 없다는 건 
      내 욕심 이겠지 
      

       


           Bilitis(with Richard Clayderman)    

      글;강산에님 - 음악;가전충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