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 포 도
청포도(靑葡萄) / 이육사
내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돗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도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손 함뿍 적셔도 좋으렴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李陸史, 1904-1944)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시인 「광야(曠野)」-
그는 가고 없지만 우리는 그를 생각합니다.
그가 남긴 계절을 생각하고 廣野를 생각합니다.
죄수번호를 자랑스럽게 여겼던 그를 지금 다시 만납니다.
목가적 시인, 민족시인.저항시인. 독립운동가.
본명은 원록(源綠) , 후에 활(活)로 개명.
경북 안동군 도산면 원촌리에서 둘째로 출생.
1904년 음력 4월 4일은 그의 생일이다.
1944년 1월16일 새벽 5시에 북경감옥에서 돌아가셨다.
그는 경상북도 안동에서 이퇴계의 14대손으로 태어났습니다.
이 시절 선비의 자녀들이 대개 그러했듯이 육사도 다섯 살 때
할아버지에게서 한문을 배우는 전통적인 한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그가 태어난 곳에 '청포도'詩碑와
그의 외동딸 이옥비여사가 우릴 맞는다